총회장 김명군 목사
총회장 취임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명군입니다.
이곳은 제가 매주일 마다 어김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설교를 하는 곳인데, 오늘은 왠지 모를 어색함과 두려움 그리고 작은 떨림이 저를 자꾸만 작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김정호총회장님은, 사도행전을 만나고 헷가닥 뒤비져서 평생을 사도행전을 연구하시면서 성경대로 목회하고, 성경대로 사시는 그리고 지금도 사도행전 29장을 목회현장에서 계속 써 내려가고 계시는 우리 한국교회의 큰 보배요 자랑이신 귀한 분이십니다. 이런 귀한 분을 곁에서 뫼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고, 제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작년 이맘때로 기억합니다. 당시 총회장이셨던 우리 김의철목사님께서 교단신문(기독공보)에 마지막 목회서신의 글을 올리면서 ‘저는 시대를 잘못 태어나 총회장이란 십자가를 지게 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그분을 잘못 만나서 지금 이렇게 떨고 서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제게 이런저런 교단의 문제점과 한국교회의 개혁에 관한 많은 말씀들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또 제게 여러 가지 많은 기대를 갖고 계신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날 때마다 ‘어떻게 섬겨야 되겠다’는 여러 생각들과 결심들을 정리했습니다. 예컨대, 우리 교단의 미래 정책 방향이나, 신학교육의 문제 그리고 교단 본부의 구조개혁과 운영과 재정적인 문제 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근데, 어느 날, 제 가슴속에 비수처럼 꽂힌 두 단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너는 빚을 많이 진 자이고, 죄인”이라는 울림이었습니다. 이 강한 성령의 울림에 전 참 많이 울었습니다. 하염없이... 그리고 두려워 떨며 아무 생각이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부름받아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고 있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선배 목사님들 그리고 동역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우리 장로 형님들... ‘저는 빚을 많이 진 자이고, 죄인입니다.’ 이것이 솔직한 저의 자랑이고 현주소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덮어두고 ‘빚진 자의 심정, 죄인의 심정으로’ 두려워 떨면서 더 낮은 자리에서 더 겸손하게 종의 자세 섬김의 자세로 성령 하나님의 긍휼을 의지하면서 행복하게 총회와 여러분들을 잘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장로님들 목사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연결고리 가족 여러분, 저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총회장이란 이 자리는 결코 영광의 자리나 명예가 아니라 멍에라는 사실을 그리고 희생의 자리, 종의 자리라는 사실을...
그래서 감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우리 장로 형님들 그리고 존경하는 우리 선배 목사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피흘려 사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그리고 어려운 교단을 위해 그동안 수고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존경합니다. 부족하고 못난 제가 형님들의 그 귀한 섬김과 헌신들을 잘 기억하면서 행복하게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목사님들 그리고 장로님들 솔직히 저는 지난 40년을 야인(野人)으로 살아 온 사람입니다. 그동안 참 많은 교단과 교회들에서 집회를 인도하고 또 25년 동안 초교파 전국 목회자 세미나를 인도하면서 ‘한국교회를 망치는 정치꾼들’에 대해서 참 많은 비판과 예리한 지적들을 해 왔습니다.
근데, 참 희한하게도 이제 제가 그 예리한 비판을 받아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고 또 모본을 보여야 할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더 두렵고 떨리고 자신이 없습니다.
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렇게 허우대만 멀쩡했지 속은 텅텅빈 강정입니다. 철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어린아이입니다. 귀엽게 보시고 하나하나 잘 가르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우리 교단을 총회를 사람 냄새나고 신바람 나는 생각만 해도 참 행복한 총회로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